1.1.
江湖(강호)에 病(병)이 깁퍼 竹林(듁님)의 누엇더니 關東(관동) 八白里(팔ᄇᆡᆨ니)에 方面(방면)을 맛디시니
어와 聖恩(셩은)이야 가디록 罔極(망극)ᄒᆞ다 延秋門(연츄문) 드러ᄃᆞ라 慶會(경회) 南門(남문) ᄇᆞ라보며 하직하고 믈러나니 玉節(옥졀)이 알ᄑᆡ 셧다 平丘驛(평구역) ᄆᆞᆯ을 ᄀᆞ라 黑水(흑슈)로 도라드니 蟾江(섬강)은 어드메오, 雉岳(티악)이 여긔로다 2.2. 昭陽江(쇼양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孤臣去國(고신거국)에 白髮(ᄇᆡᆨ발)도 하도 할샤 東州(동ᄌᆔ) 밤 계오 새와 北寬亭(븍관뎡)의 올나ᄒᆞ니 三角山(삼각산) 第一峯(뎨일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王大闕(궁왕대궐) 터희 烏鵲(오작)이 지지괴니 千古(천고) 興亡(흥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澮陽(회양) 녜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汲長孺(급댱유) 風采(풍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3.3. 營中(영듕)이 無事(무ᄉᆞ)하고 時節(시졀)이 三月(삼월)인 제 花川(화쳔) 시내길히 風樂(풍악)으로 버더 잇다 行裝(ᄒᆡᆼ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逕(셕경)의 막대 디퍼 白千洞(ᄇᆡᆨ쳔동) 겨ᄐᆡ 두고 萬瀑洞(만폭동) 드러가니 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옥 ᄀᆞᄐᆞᆫ 용의 초리,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십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4.4. 金剛臺(금강ᄃᆡ) ᄆᆡᆫ 우층의 仙鶴(션학)이 삿기 치니 春風(츈풍) 玉笛聲(옥텩셩)의 첫ᄌᆞᆷ을 ᄭᆡ돗던디 縞衣玄裳(호의현샹)이 半空(반공)의 소소 ᄯᅳ니 西湖(셔호) 녯 主人(쥬인)을 반겨서 넘노ᄂᆞᆫ ᄃᆞᆺ 5.5. 小香爐(쇼향노) 大香爐(대향노) 눈 아래 구버보고 正陽寺(졍양ᄉᆞ) 眞歇臺(진헐ᄃᆡ) 고텨 올나 안ᄌᆞᆫ마리 廬山(녀산) 진면목이 여긔야 다 ᄇᆡᄂᆞ다 어와 조화옹이 헌ᄉᆞ토 헌ᄉᆞᄒᆞᆯ샤 ᄂᆞᆯ거든 ᄯᅱ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부용을 고잣ᄂᆞᆫ ᄃᆞᆺ, ᄇᆡᆨ옥을 믓것난 ᄃᆞᆺ 東明(동명)을 박ᄎᆞᄂᆞᆫ ᄃᆞᆺ, 북극을 괴왓ᄂᆞᆫ ᄃᆞᆺ 놉흘시고 望高臺(망고ᄃᆡ), 외로올샤 穴望峯(혈망봉)이 하ᄂᆞᆯ의 추미러 므ᄉᆞ 일을 ᄉᆞ로리라 千萬劫(천만겁) 디나도록 구필 줄 모ᄅᆞᄂᆞᆫ다 어와 어여이고, 너 ᄀᆞᄐᆞ니 ᄯᆞ 잇ᄂᆞᆫ가 6.6. 開心臺(ᄀᆡ심ᄃᆡ) 고텨 올나 衆香城(듕향셩) ᄇᆞ라보며 만이쳔봉을 녁녁히 혀여ᄒᆞ니 峯(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텨 내야 人傑(인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형용도 그지업고 體勢(톄셰)도 하도 할샤 天地(텬디) 삼기실 제 自然(ᄌᆞ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情(유졍)도 유졍ᄒᆞᆯ샤 毗盧峯(비로봉) 上上頭(샹샹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山(동산) 泰山(태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國(노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下(텬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7.7. 원통골 ᄀᆞᄂᆞᆫ 길로 獅子峯(ᄉᆞᄌᆞ봉)을 차자가니 그 알ᄑᆡ 너러바회 화룡쇠 되어셰라 千年(천년) 老龍(노룡)이 구ᄇᆡ구ᄇᆡ 서려 이셔 晝夜(듀야)의 흘녀 내여 滄海(창해)예 니어시니 風雲(풍운)을 언제 어더 三日雨(삼일우)ᄅᆞᆯ 디련ᄂᆞᆫ다 陰崖(음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ᄉᆞ라 8.8. 摩河衍(마하연) 妙吉祥(묘길샹) 雁門(안문)재 너머 디여 외나모 ᄡᅥ근 ᄃᆞ리 佛頂臺(블뎡ᄃᆡ) 올라ᄒᆞ니 千尋絶壁(천심절벽)을 半空(반공)애 셰여 두고 은하슈 한 구ᄇᆡᄅᆞᆯ 촌촌히 버혀 내여 실ᄀᆞ티 플텨이셔 뵈ᄀᆞ티 거러시니 圖經(도경) 열 두 구ᄇᆡ, 내 보매ᄂᆞᆫ 여러히라 李謫仙(이뎍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ᄒᆞ게 되면 녀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 ᄒᆞ려니 9.9. 산듕을 ᄆᆡ양 보랴, 동ᄒᆡ로 가쟈ᄉᆞ라 藍輿緩步(남여완보)ᄒᆞ야 山映樓(산영누)의 올나ᄒᆞ니 녕농벽계와 수셩뎨됴ᄂᆞᆫ 니별을 怨(원)ᄒᆞ는 ᄃᆞᆺ 旌旗(정기)를 ᄯᅥᆯ티니 오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고각을 섯부니 海雲(ᄒᆡ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명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仙(ᄎᆔ션)을 빗기 시러 바다할 겻ᄐᆡ 두고 ᄒᆡ당화로 드러가니 白鷗(ᄇᆡᆨ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10.10. 金幱窟(금난굴) 도라 드러 叢石亭(춍셕뎡) 올라ᄒᆞ니 ᄇᆡᆨ옥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공슈의 셩녕인가, 鬼斧(귀부)로 다ᄃᆞᄆᆞᆫ가 구ᄐᆞ야 六面(뉵면)은 므어슬 象(샹)톳던고 11.11. 高城(고셩)을란 뎌만 두고 三日浦(삼일포)ᄅᆞᆯ ᄎᆞ자가니 丹書(단셔)ᄂᆞᆫ 완연ᄒᆞ되 四仙(ᄉᆞ션)은 어ᄃᆡ 가니 예 사흘 머믄 후의 어ᄃᆡ 가 ᄯᅩ 머믈고 仙遊潭(션유담) 永郎湖(영낭호) 거긔나 가 잇ᄂᆞᆫ가 淸澗亭(쳥간뎡) 萬景臺(만경ᄃᆡ) 몃 고ᄃᆡ 안돗던고 12.12. 梨花(니화)ᄂᆞᆫ ᄇᆞᆯ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落山(낙산) 동반으로 의상ᄃᆡ예 올라 안자 일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ᄒᆞ니 祥雲(샹운)이 집픠ᄂᆞᆫ 동, 六龍(뉵뇽)이 바퇴ᄂᆞᆫ 동 바다ᄒᆡᆺ더날 제ᄂᆞᆫ 萬國(만국)이 일위더니 天中(텬듕)의 티ᄯᅥ니 毫髮(호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詩仙(시션)은 어ᄃᆡ 가고 咳唾(ᄒᆡ타)만 나맛ᄂᆞ니 天地間(텬디간) 壯(장)ᄒᆞᆫ 긔별 ᄌᆞ셔히도 ᄒᆞᆯ셔이고 13.13. 斜陽峴山(샤양현산)의 躑躅(뎍듁)을 므니ᄇᆞᆯ와 羽蓋芝輪(우개지륜)이 鏡浦(경포)로 ᄂᆞ려가니 十里(십리) 氷紈(빙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長松(댱숑) 울흔 소개 슬ᄏᆞ장 펴디시니 믈결도 자도 잘샤 모래ᄅᆞᆯ 혜리로다 孤舟解纜(고쥬ᄒᆡ람)ᄒᆞ야 亭子(뎡ᄌᆞ) 우ᄒᆡ 올나가니 江門橋(강문교) 너믄 겨ᄐᆡ 大洋(대양)이 거긔로다 둉뇽ᄒᆞᆫ탸 이 긔샹 활원ᄒᆞᆫ댜 뎌 경계 이도곤 ᄀᆞᄌᆞᆫ ᄃᆡ ᄯᆞ 어듸 잇닷 말고 紅粧(홍장) 古事(고ᄉᆞ)랄 헌ᄉᆞ타 ᄒᆞ리로다 江陵(강능) 大都護(대도호) 風俗(풍속)이 됴흘시고 節孝旌門(절효정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比屋可封(비옥가봉)이 이제도 잇다 ᄒᆞᆯ다 14.14. 眞珠館(진주관) 竹西樓(듁셔류) 五十川(오십천) ᄂᆞ린 믈이 太白山(태ᄇᆡᆨ산) 그림재ᄅᆞᆯ 동ᄒᆡ로 다마 가니 ᄎᆞᆯ하리 한강의 木覓(목멱)의 다히고져 王程(왕뎡)이 유ᄒᆞᆫᄒᆞ고 풍경이 못 슬믜니 幽懷(유회)도 하도 할샤, 客愁(ᄀᆡᆨ수)도 둘 듸 업다 仙槎(션사)ᄅᆞᆯ ᄯᅴ워 내여 斗牛(두우)로 向(향)ᄒᆞ살가 仙人(션인)을 ᄎᆞᄌᆞ려 丹穴(단혈)의 머므살가 15.15. 天根(텬근)을 못내 보와, 望洋亭(망양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ᄂᆞᆯ이니 하ᄂᆞᆯ 밧근 므서신고 ᄀᆞᆺ득 노ᄒᆞᆫ 고래, 뉘라셔 놀내관ᄃᆡ 블거니 ᄲᅳᆷ거니 어즈러이 구ᄂᆞᆫ디고 은산을 것거 내여 六合(뉵합)의 ᄂᆞ리난 ᄃᆞᆺ 五月長天(오월댱텬)의 白雪(ᄇᆡᆨ셜)은 므사일고 16.16. 져근덧 밤이 드러 風浪(풍랑)이 定(뎡)ᄒᆞ거ᄂᆞᆯ 扶桑咫尺(부상지쳑)의 明月(명월)을 기ᄃᆞ리니 瑞光千丈(셔광쳔당)이 뵈ᄂᆞᆫ ᄃᆞᆺ 숨ᄂᆞᆫ고야 珠簾(주렴)을 고텨 것고, 玉階(옥계)ᄅᆞᆯ 다시 쓸며 啓明星(계명성) 돗도록 곳초 안자 ᄇᆞ라보니 白蓮花(ᄇᆡᆨ년화) ᄒᆞᆫ 가지ᄅᆞᆯ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세계 ᄂᆞᆷ대되 다 뵈고져 流霞酒(뉴하쥬) ᄀᆞ득 부어 ᄃᆞᆯᄃᆞ려 무론 말이 영웅은 어ᄃᆡ가며, 四仙(ᄉᆞ션)은 긔 뉘러니 아ᄆᆡ나 맛나 보아 넷 긔별 뭇쟈 ᄒᆞ니 仙션山산 東동海 동ᄒᆡ예 갈 길히 머도 멀샤 17.17. 松숑根근숑근을 볘여 누어 픗ᄌᆞᆷ을 얼픗 드니 ᄭᅮᆷ애 ᄒᆞᆫ 사ᄅᆞᆷ이 날ᄃᆞ려 닐온 말이 그ᄃᆡᄅᆞᆯ 내 모ᄅᆞ랴. 上界(샹계)예 眞仙(진션)이라 黃庭經(황뎡경) 一字(일ᄌᆞ)ᄅᆞᆯ 엇디 그ᄅᆞᆺ 닐거 두고 인간의 내려와셔 우리ᄅᆞᆯ ᄯᆞᆯ오ᄂᆞᆫ다 져근덧 가디마오. 이 술 ᄒᆞᆫ 잔 머거 보오 븍듀셩 기우려 滄海水(챵ᄒᆡ슈) 부어 내여 저 먹고 날 머겨ᄂᆞᆯ 서너 잔 거후로니 和風(화풍)이 習習(습습)ᄒᆞ야 兩腋(냥ᄋᆡᆨ)을 추혀 드니 九萬里長空(구만리댱공)애 져기면 ᄂᆞᆯ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四海(ᄉᆞ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萬蒼生(억만창ᄉᆡᆼ)을 다 醉(취)케 ᄆᆡᆼ근 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말 디쟈 학을 ᄐᆞ고 九空(구공)의 올나가니 空中玉簫(공듕옥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月(명월)이 千山萬落(쳔산만낙)의 아니 비ᄎᆡᆫ ᄃᆡ 업다 |
1.1 강호에 병이 깊어 대나무 숲에 누웠더니 관동 팔백 리에 (임금께서) 직책을 맡기시니 어와 성은이야 갈수록 망극하다 연추문 달려들어 경회루 남문 바라보며 하직하고 물러나니 옥절이 앞에 섰다 평구역 말을 갈아타고 흑수로 돌아드니 섬강은 어디인가, 치악이 여기로다 2.2 소양강에서 내리온 물이 어디로 흘러가나 외로운 신하 임금을 떠나 백발도 많기도 많구나 철원에서 밤 겨우 새워 북관정에 올라가니 삼각산 제일봉이 어쩌면 뵈리로다 궁예왕 대궐 터에 까마귀와 까치가 지저귀니 천고의 흥망을 아는가, 모르는가 회양 네 이름이 마침 (중국의 회양과) 같구나 급장유의 풍채를 다시 아니 볼 것인가 3.3 감영이 무사하고 시절이 3월인 때 화천 시냇길이 풍악(금강산)으로 뻗어 있다. 행장을 다 떨치고 돌길에 막대 짚어 백천동 곁에 두고 만폭동 들어가니 은 같은 무지개, 옥 같은 용의 꼬리 섯돌며 뿝는 소리 십리까지 자자하니 들을 때는 우레더니 볼 대는 눈이로다 4.4 금강대 맨 위충에 선학이 새끼 치니 봄바람 옥피리 소리에 첫잠을 깨었던지, 흰 저고리 검은 치마의 학이 공중에 솟아 뜨니 서호(지명)의 옛 주인을 반겨서 넘노는 듯 5.5 소향노 대향노 눈 아래 굽어보고 정양사 진헐대 다시 올라 앉으니 여산의 진면목이 여기서야 다 보이는구나 어와 조물주가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다 날거든 뛰지 말던가, 섰거든 솟지 말던가 연꽃을 꽂았는 듯, 백옥을 묶었는 듯 동해를 박차는 듯, 북극을 괴었는 듯 높구나 망고대, 외롭구나 혈망봉이 하늘에 치밀어 무슨 일을 사뢰려고 천만겁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는가 어와 너로구나, 너 같은 이 또 있는가 6.6 개심대 다시 올라 중향성 바라보며 만 이천봉을 넉넉히 헤아려보니 봉마다 맺혀 있고 끝마다 서린 기운 맑거든 깨끗하지 말던가, 깨끗하거든 맑지나 말던가 저 기운 흩어 내어 인재를 만들고 싶구나 모습도 끝이 없고 태세도 많기도 많구나 (조물주가) 천지 만드실 때 자연히 되었지만 이제 와 보게 되니 유정하기도 유정하구나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본 이 누구인가 동산과 태산 중 어디가 높았던가 노나라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는데 넓기도 넓은 천하 어찌하여 작단 말인가 아아 저 경지를 어떻게 하면 알 것인가 오르지 못하거니 내려감이 이상할까 7.7 원통골 가느다란 길로 사자봉을 찾아가니 그 앞의 넓은 바위 화룡소 되었어라 천년 노룡이 굽이굽이 서려 있어 밤낮으로 흘러 내려 넓은 바다에 이어지니 구름 비를 언제 얻어 삼일우를 내리려나 음애에 시든 풀(민초)을 다 살려 내려무나 8.8 마하연 묘길상 안문재 넘어 가서 외나무 썩은 다리 불정대 올라가니 천심이나 되는 절벽을 공중에 세워 두고 은하수 큰 굽이를 마디마디 베어 내어 실같이 풀어내서 베같이 걸었으니 도경에는 열 두구비인데 내 보기에는 여럿이라 이태백 지금 있어 다시 의논하게 되면 여산이 여기보다 낫다는 말은 못 하리라 9.9 산중만 매번 보랴, 동해로 가자꾸나 가마를 타고 천천히 올라 산영루에 올라가니 맑은 시냇물과 우는 새들은 이별을 원망하는 듯 깃발을 떨치니 (그 모습이) 오색이 넘노는 듯 북과 나발을 섞어 부니 바다구름이 다 걷힌 듯 모래 길 익숙한 말이 취한 신선을 빗겨 싣고 바다를 곁에 두고 해당화 꽃밭으로 들어가니 갈매기야 날지 마라, 네 벗인 줄 어찌 아는가 10.10 금난굴 돌아 들어 총석정에 올라가니 백옥루 남은 기둥 다만 넷이 서 있구나 공수(장인)의 솜씨인가, 귀신들린 연장으로 다듬었는가 구태여 육면은 무엇을 본떴는가 11.11 고성은 저만치 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붉은 글씨는 완연한데 신선들은 어디 갔나 여기 사흘 머문 뒤에 어디 가 또 머물렀나 선유담 영랑호 거기나 가 있는가 청관정 만경대 몇 곳에 앉았던가 12.12 배꽃은 벌써 지고 접동새 슬피 울 때 낙산 동쪽 언덕으로 의상대에 올라 앉아 일출을 보려고 밤중에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이 피어나는 듯, 육룡이 받치는 듯 바다에서 떠날 때는 온 세상이 일렁이더니 하늘 가운데 치뜨니 가느다란 털도 세겠도다 혹시나 뜬 구름이 근처에 머무를까 시의 신선은 어디 가고 그의 글만 남았는가 천지간의 장한 기별을 자세히고 하였구나 13.13 해 지는 현산에 철쭉을 계속 밟아 깃털 달린 수레 (타고) 경포로 내려가니 십리 뻗은 얼음 비단을 다리고 다시 다려서 큰 소나무 울창한 속에 실컷 펼치시니 물결이 잔잔하기도 잔잔하여 모래를 헤아리로다 배 한 척을 띄워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 넘은 곁에 대양(동해바다)이 거기로다 조용하다 이 기상 넓고 아득하다 저 경계 이보다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홍장의 고사가 야단스럽다고 할만하도다 강릉 대도호의 풍속이 좋을시고 절효정문이 골골마다 벌어져 있으니 집집마다 벼슬에 봉함이 이제도 있다 하겠다 14.14 진주관 죽서루 오십천 내리는 물이 태백산의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차라리 한강의 목멱(남산)에 닿게 하고싶구나 관리의 여정이 유한하고 풍경이 싫지 않으니 생각이 많기도 많구나, 쓸쓸한 마음도 둘 데 없다 신선의 배를 띄워 북두칠성과 견우성으로 향할까 신선을 찾으러 단혈에 머무를까 15.15 하늘의 끝을 못내 보아, 망양정에 올랐더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가뜩 노한 고래, 누구라서 놀라게 하였기에 불거니 뿜거니 어지럽게 구는고 은산을 꺾어 내어 온 세상에 내리는 듯 오월 넓은 하늘에 흰 눈은 무슨 일인고 16.16 어느덧 밤이 되어 풍랑이 가라앉거늘 해 뜨는 곳 근처에서 밝은 달을 기다리니 상서로운 달빛이 보이는 듯 숨는구나 주렴을 다시 걷고, 옥계단을 다시 쓸며 계명성 돋도록 꼿꼿이 앉아 바라보니 백년화 한 가지를 누구라서 보내셨는가 이리 좋은 세계 남들에게 다 보이고 싶구나 신선의 술 가득 부어 달에게 묻는 말이 영웅은 어디 갔으며 네 신선은 그 누구러니 아무나 만나 보아 옛 기별 묻자 하니 선산 동해에 갈 길이 멀기도 멀구나 17.17 소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 풋잠을 얼핏 드니 꿈에 한 사람이 나에게 이르는 말이 그대를 내 모르랴. 천상계의 진선이라 황정경 한 글자를 어찌 잘못 읽어 두고 인간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가 잠깐만 가지 마오. 이 술 한 잔 먹어 보오 북두칠성 기울여 창해수 부어 내어 저 먹고 날 먹이거늘 서너 잔 기울이니 봄바람 습습하여 양쪽 겨드랑이를 추켜 드니 구만리 장공에 저 정도면 날 것 같도다 이 술 가져다가 온 세상에 고루 나누어 억만 사람들을 다 취하게 만든 후에 그제야 다시 만나 또 한 잔 하자꾸나 말 끝나자 학을 타고 공중에 올라가니 공중 옥피리 소리 어제였는가 그제였는가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보니 깊이를 모르거니 끝인들 어찌 알리 밝은 달이 온 세상에 아니 비친 곳 없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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